육아 관련 :: 37주 출산하던 날, 미아 햇빛병원 후기
아기를 낳던 날
벌써 아기를 낳은 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날.
예정일도 좀 남았었기에 거의 준비가 안된 상태로
남편과 우왕좌왕 병원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당일 아기를 낳게 되고,
급 전쟁같은 하루를 보낸 우리는 병실에 나란히 누워서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었다 ㅋㅋ
진짜 오늘 아기를 낳을 줄 몰랐다며...
우선 그 전날엔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를 보냈다.
엄마랑 우이동에서 점심으로 순두부 먹고 카페에서 놀다가
급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 집으로 왔다. ㅋㅋㅋ
저번주부터 걷기 운동을 미친듯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날 저녁에도 남편과 산책을 조금 했다.
#아기내려오게하는법 #바로파워걷기
그러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부터 슬슬 조짐이 오기 시작..
- 새벽 3시 : 갑자기 화장실 가고 싶어져 일어남.
그런데 임신기간 중 처음으로 피가 비침.
오, 드뎌 이슬인가~ 했는데 유튭/블로그서 보던 것과 달리
피 색깔이 선명해서 쬐끔 불안했다. 혹시 양수가 아닐까 하고..
좀 고민하다가 일단 다시 자보기로 했다.
- 새벽 6시 : 약간의 배 통증으로 다시 잠에서 깼다.
화장실에 갔는데 피가 몇방울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연이어 피가 콧물처럼 길게 떨어져 고임..ㄷㄷ
이건 뭔가 심상치않다 싶어 분만실로 전화했다.
분만실에서도 이슬 같다고 했는데, 내가 너무 피 색깔이
선명해서 맘에 걸린다고 했더니
아침 9시 되자마자 진료보라고 함.
- 새벽 7시 : 남편 깨우고 둘이 우왕좌왕 함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배가 고파서 남편이 식빵 구워주고 스크램블 해줬다.
이때까진 진짜, 설마, 오늘 낳겠냐 싶어
병원 진료 보고 kfc 먹을 생각에 들떠있다 ㅋㅋ
그런데 밥 먹는 도중부터 배에 싸르르 아픈 느낌이 듦
뭐지 싶어 처음으로 진통 어플 깔아서 켜 보고
뭐가 진통이고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서
그냥 느낌오는대로 눌렀는데 딱 7분 단위로
주기적 진통이 잡혔다.
그리고 그때부터 주기가 점점 짧아짐...
- 오전 8시 : 남편과 짐챙겨서 병원으로 ㄱㄱ
가는 도중에도 계속 주기를 체크했는데
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3분까지 줄어듦..
그리고 이제 아프다는 느낌으로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ㅠㅠ
- 오전 9시 : 진료. 주츼쌤과의 정기검진이 당장 내일이었는데
오늘은 쌤이 휴진이라 당직쌤과 진료 봤다..
내진 하더니 아까 그건 이슬이고,
아직 자궁문은 1cm 정도 열렸다고..
태동검사실로 가서 검사했더니
(이때 태동검사 처음 받음..)
규칙적인 자궁수축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자궁문도 거의 안 열렸고,
자궁수축도 약해서 당장 오늘 낳는 건
아닌 듯이 얘기하심.. 근데 진통은 점점 심해짐 ㅠ
결국 오늘 입원하기로 하고 코로나 검사하고
분만실이 있는 층으로 이동했다.
- 오전 11시 : 하필 오늘 출산하는 사람이 많아서 오래 대기함..
겨우 분만실로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조금 기다리니 관장하고 다시 내진...
간호사쌤이 3cm 정도 열렸다고 함
그러고 남편도 여러가지 입원절차 마치고
분만실로 왔다. 그래도 이때까진
통증이 가시는 주기에 웃으면서 얘기할수 있었다..^^..
- 오후 12시 : 정확한 시간이 기억나진 않지만
이때쯤 간호사쌤이 오셔서 다시 내진하고
4cm 열렸다고 하는데 갑자기 양수 터짐..
양수 터지면서 고통이 +1000000 강화되었다..ㅠ
- 오후 1시 : 양수 터지고 나서 무통주사를 놔주심
척추 쪽에 무통 주사를 놓자
뭔가 척추를 타고 쏴한 느낌이 퍼졌다.
하.지.만 통증이 약해지지 않음 ^^^^^^^^
무통주사가 듣지 않는 1인에 당첨되신 것이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양수 터지기 전에
무통을 놔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ㅠㅠ
- 오후 2시 : 계속 간호사쌤 붙잡고 아직도 아픈데
무통주사 놓아서 이정돈건지ㅠㅠ
계속 애걸복걸.. 그냥 무진장 아팠다.
간호사쌤 교대시간이었는지
새로운 분이 와서 다시 내진. 10cm 열렸다 함.
하지만 아기가 아직 내려오지 않아서
더 힘을 많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모로 누워있던 나를 정면으로 똑바로
눕힌 다음 배를 출렁출렁 마사지 시키는데
정말 이때부터 지옥에 간 듯한 고통이 시작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도 지옥이었지만 더극극극의 지옥...
통증 주기도 짧아져서 1분 쉬었다가
30초 아픈데, 이 30초가 30만년같이 느껴짐...
- 오후 3시 ~ : 이후부터는 계속 진통하고
통증이 오는 타임에 맞춰
간호사쌤이 알려준 대로 힘주고의 반복이었다 ㅠ
무통주사가 안 들으니 쌩으로 진통 느끼면서
힘도 줘야 하니 진짜 나중에는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남아있었다 ㅠㅠ
그래서 힘도 제대로 못 주고.. 죽어라 울고
아프다고 빌고 ㅠㅠㅠ 난리 버거지였고....
이제와서 수술하면 안되냐고 ㅋㅋㅋㅋㅋㅋ
이런걸 반복
- 오후 5시 : 이때 분만실에 본격적인 분만 셋팅이 되었고
당직쌤이 오셔서 분만 진행하셨다.
주치의쌤이랑 내일 검진인데ㅠㅠ
주치의쌤 손에 받지 못한 건 아쉬웟지만
당직쌤도 분만 내내 엄청 달래주시고
케어해주셔서 잘 낳을 수 있었음
아까와 똑같이 힘도 잘 안 들어가긴 했지만
간호사쌤들이 위에서 배 밀어주고 하셔서
5시 20분에 극적으로 아가를 낳았다 ㅠㅠㅠ
아가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
진통도 사라지고 그냥 눈물이 팍 터져서 엉엉 울었다 ㅠㅠ
겨우 살아났다는 안도감이 제일 컸던 듯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기가 내 품으로 안겼는데
처음엔 왠 검붉은 파닥거리는 생선인줄 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손으로 뜨거운 생명체를 안고 몇분 있으니
내 아가가 세상에 나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ㅠㅠ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
돈주고도 절대 살수 없는 경험이 맞는 것 같다.
누구나 하는 출산이고, 누구나 아이를 낳는
흔한 일이면서도 나라는 사람의 인생에서는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순간인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무사히 37주 6일에 아기를 만났다.
햇빛병원 후기
내가 다녔던 햇빛병원은
강북 그 인근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산부인과였다.
10개월 동안 별탈없이 다니면서 무사히 아기를 출산~
다만 내가 아기를 낳던 날,
예정된 수술들이 많았어서 분만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일손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물론 아이 낳는 게 계획을 할 수 없는 일이라
자유자재로 인력을 투입할 순 없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선 이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10개월 동안 진료 받고 분만까지 무사히
잘 마치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없었다.
그리고 규모가 큰 만큼 전문적이고 세심한 케어를 해줘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심하고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다.
햇빛병원 VIP룸 후기
하필 분만이 많던 날이라 입원실도 부족했다 ㅋㅋㅋ
1인실 사용이 불가하다고 다인실과 VIP실 중에
선택을 해야 했는데, 남편이 그냥 VIP실을 예약해서
예정에 없던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1. 룸컨디션
병실이라 그런지 몰라도 호사스럽진(?) 않았다.
갖출 것들만 충분히 갖추고, 간소한 인테리어였다.


대신 침대는 템퍼 매트리스인데,
리모콘으로 각도 등 다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산모에게 제공되는 비품들은 다 있었다.
모자동실은 없지만 아기 요람도 침대 옆에 비치되어 있었고, 유축기, 소독기, 도넛방석, 좌욕기, 산모패드 등 쓸 수 있었다.


욕실에 구비되어 있던 어매니티..같은 키트도 선물로 주고 입원 선물로 기저귀, 분유, 블랭킷을 줘서 육아 중인 지금도 꽤 유용하게 쓰고 있다.


병실을 나가면 풍경이 보여서 산책도 조금 ㅋㅋ


2. 식사
식사비는 입원비에 다 포함이 되어 있는데,
1인실까지는 산모 식사만 제공된다.
VIP실부터는 남편 식사까지 제공된다.
남편 식사 정말 맛있게 나옴...
나는 무조건 미역국인데,
남편거는 만두국 같은 것도 나오고..
간이 센 육개장 같은 것도 나오고... 부러웠다.

분만 직후 7시쯤 먹은 식사였는데, 그날 첫끼 ㅋㅋ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아직도 저 첫 미역국 맛이 기억이 난다.




틈틈이 간식도 잘 나왔다.


3. 케어
기본 의사선생님 회진도 있고, 가슴마사지와 아쿠아 마사지 기계도 사용할 수 있었다.
4. 비용
1박에 40만원씩 해서 2박 3일 총 90만원 정도 병원비 결제했다. (수술비나 진료비는 포함되어 있고, 무통주사랑 영양제는 따로 또 결제를 해야했음.)
'임신.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아일기(165~) :: 초간단 이유식 준비, 초기 이유식 식단, 5개월아기 되집기 (0) | 2023.08.11 |
---|---|
육아일기(158~) :: 딤플 초음파 검사/결과, 아마존쏘서, 월계이마트 문화센터 (0) | 2023.07.19 |
육아일기(151~) :: 2차 영유아검진, 서울대 어린이병원 딤플검사 (0) | 2023.07.14 |
육아 관련 :: 강북 미아 햇빛산후조리원 후기 (0) | 2023.03.20 |
임신 4~5주차, 남편이 해야 할 일 (0) | 2022.12.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