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발레 기록 :: 임산부 취미로 발레하기, 레이몬다 아다지오 작품 배우기
갤러리를 뒤적이다가 임신 중에 찍었던 발레 연습 동영상을 보았다. 작품반에서 찍었던 영상이었다. 문득 우리 아기를 뱃속에 고이 품고, 신나고 즐겁게 발레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취미로 발레를 시작한 이후 발레는 항상 최고의 즐거움이었지만, 아기와 함께하던 발레는 더 신나고 재미있었다. 몸은 훨씬 무거웠는데도 말이다.
#임산부발레 #임신취미발레
임신 중 발레...?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나에겐 너무 괜찮았다. 괜찮은 걸 넘어서 임신과 출산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입덧 때문에 20주까지는 한참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발레하는 시간 동안은 입덧증상도 잊혀지고 수업이 끝나면 몸이 아주 개운해졌다. 호르몬 때문에 기분이 엄청 안 좋거나 우울할 때도 있었는데 그런 기분도 싹 사라지게 마련이었다.
유퀴즈에 저명하신 산부인과 교수님이 나오셔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임산부는 '안정' 빼고 다 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그 말 그대로 이행했다. ㅋㅋ 발레 클래스 거의 주 3~4회는 나갔고, 그랑점프를 제외한 점프도 다 했다. (발레 말고, 여행이나 친구 만나는 것도 엄청 열심히 했었던 듯. ㅋㅋㅋ)
그래서 였을까? 임신 기간 내내 이벤트 하나 없었고, 출산 당시에도 순산을 한 편이었다. (그 당시엔 죽을 것 같다는 느낌 뿐이었지만 ㅜㅜ) 100% 발레 때문에 그런 건 물론 아니겠지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건 확실하다. 발레가 고관절을 유연하게 트레이닝하는 장르라, 순산에 아주 도움을 주긴 했다고 생각한다. ㅋㅋ

(배 나왔을 때 레오타드 입은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사진을 아예 안찍었는지 사진이 없다 ㅠㅠ)
심지어 반대로 임신이 발레에 도움을 주기도 했는데, 배에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제대로 된 정렬을 알게 된 것이다. 임신 전에는 깨닫지 못하던 것이다. 그래서 출산 후 지금 다시 발레를 하고 있는데, 오히려 예전보다 발레가 더욱 잘된다. 아기를 낳고 나면 다시 몸의 축이나 정렬이 바뀌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몸은 바뀐 근육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임산부들에게 발레를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건, 나는 그전부터 발레를 배워와서 발레에 익숙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클래스에서 내 컨디션과 에너지, 근육의 쓰임을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조절해서 할 수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초보자라면 아주 조심해서 접근하긴 해야 한다. 발레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근육을 쓰는 운동이 아니고 턴아웃이나 풀업 등 특히 속근육 위주의 아주 특별한 근육을 사용한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크다. 부상을 당하면 임산부는 치료를 할 수가 없다. 내가 알기론 약은 물론이거니와 물리치료할 때 쓰는 요법들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안다. 컨디션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발레 시작시기
보통 임신을 하면 4~5주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16주까지는 안정이 필요한 임신 초기 단계라 최대한 활동을 제한하게 된다. 나도 임신을 알게 된 5주차부터 12주까지 발레를 잠깐 쉬었다.
달력을 보면 거진 6월 딱 한달 정도 쉰 것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씩 했어도 무리 없지 않았을까 싶을 때도 있다. 사실 임신사실을 알게 된 5주차까지도 나는 빡센 발레생활을 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ㅋㅋㅋ 퇴근하고 하루에 수업을 2개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가가 무럭무럭 매우 잘 자랐기 때문에 굳히 안정을 취했어야 했을까 싶다.
하지만 그건 결과론이기 때문에 역시 안정기 동안은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의사 선생님이나 주변 사람들 기준으로는 12주부터 한 것도 빨랐다고 얘기한다.^^;;; 원래 발레를 열심히 하던 분들이라면 12~16주 사이에 슬슬 몸을 풀면 될 것 같고 초보자라면 20주 쯤부터 풀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아예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굳이 임신 중에 발레를 시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조금 더 안전하면서 발레만큼 좋은 운동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임신 중 배운 작품 '레이몬다 아다지오'
임신을 너무 축하해 주시고, 조심할 수 있게 케어해 주신 원장 선생님과 작품반 선생님의 배려로 배웠던 '레이몬다 아다지오'. 내가 배워본 작품들 중에는 매우 정적이고 동작이 간단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잘 했단 뜻은 아니다. ㅠㅠ 원래 아다지오가 표현하기가 제일 어려운 법... 그냥 그 동작을 수행할 수 있었단 뜻이다. ㅋㅋㅋ)
턴이나 점프 등 위험한 동작이 적어서 임산부가 배우기엔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임산부취미발레 #작품반레이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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